혀에 돋은 뾰루지
2008년 5월을 기해 http://sedrinne.tistory.com/로 이전했습니다 :)
티스토리에서 다시 만나요 ^-^

 혀에 돋은 것을 뾰루지라고 하니 좀 그렇다. 왠지 다른 특별한 이름을 붙여줘야만 할 것 같은데, 그 귀찮음이나 고통이 여러 사람의 악에 받친 증오의 대상일 '뾰루지'의 그것과 비슷해보여, 특별히 이번에는 그렇게 이름붙여줘야겠다.

 굳이 내 혀에 돋았던 것을 뾰루지라고 이름붙이고 싶은 것은, 이 녀석이 혀에 돋는 보통의 것들과는 달리 3일동안 그 크기와 고통에 변화가 없었던 탓이다. 시험을 앞두고 2주 째 하루 4-5시간 취침의 기록을 보이고 있자니, 이 녀석이 도무지 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했던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맛있는 것을 먹던 중도 아니고 밥을 씹어먹던 중도 아니다. 다만 그 직전 힘든 시험기간에 기분전환삼아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오긴 했으나, 저녁을 먹을때까지만해도 내 혀는 제자리에서 오물오물 맛이나 보고 잘 살고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

 도서관에 앉아 입가심으로 껌을 씹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하루종일 잠에 취해있었던 것인지, 몽롱한 내 정신상태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드디어 소뇌와 대뇌가 분리되어 제 멋대로 각각 놀았던 것인지 알길이 없다. 장기간 수면부족으로 인한 소뇌 기능의 퇴화라고 그냥 해두자.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를뻔한 혀 중간의 고통이 있은 뒤, 확신을 가지고 거울을 보자 역시나 피가 나있다. 혀를 자주 씹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은데, 피곤할 때면 어김없이 실수로 씹을 때가 있어서 이번 고통은 여간치 않음을 예감했다.

 무슨 영화 징기스칸도 아니고, 혀에 피가 나다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고통을 참고 눈물을 글썽였는데, 도서관을 나설때쯤 다시 확인해보니, 미각유두의 한배 반만한 거인 유두가 피 옆에 튀어나왔다. 아무래도 놀란 혀가 나름대로 성을 세웠나보다. 옆에서 피는 스물스물 여전히 나오고 있는데, 성 위치를 잘못 잡은 것은 아닌지?

 보통 혀를 데이거나 하면 하루 이틀새에 금세 낫기 마련이고, 낮에 씹은 혀는 밤이면 고통이 사그라들법한데, 이녀석은 다음날이 되어도 혀를 움직일때마다 아주 그냥 야단이다. 벽에 닿아도 아찔, 이에 닿아도 아찔, 어째 이 고통이 사그라들질 않는지.


 그래서 이 혀에 돋은 뾰루지는 그대로 나와 함께 시험을 치려는 듯 시험날이 되도록 그 고통에 전혀 변화가 없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 나선, 시험지 날아가듯 시험을 치자마자 다음날 바로 나아버렸다. 변하지도 않던 고통이 반나절만에 변화하는 느낌이 참 오묘했던 것이 경험이랄까.

 그래서 굳이 나는 이 녀석을 특별히 뾰루지라고 이름붙였다. 제발 다음번엔 시험기간에 혀를 씹지 않아야겠다. 이렇게 도망가지 않는 혀의 상처는 다시 겪고 싶지 않다.
by 빙♡ | 2006/10/04 16:51 | 소 소 한 일 상 들 | 트랙백 | 덧글(7)
트랙백 주소 : http://sedrinne.egloos.com/tb/259196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네모스카이시어 at 2006/10/04 16:52
혓바늘 말하는건가요? 근데 입 안에서 피라니 저런..ㅠ.ㅠ
토닥토닥?
Commented by 루피카르츠 at 2006/10/05 06:33
전 하도 많이 당해봐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싶습니다 =_=
보통 나면 2~3개는 나는 타입이라서요~
최대가 7개였나 (...그래도 밥은 잘먹습니다 ^_^)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6/10/05 09:16
스트레스성이었나 봅니다.
연휴에 좀 쉬세요.
Commented by 네모스카이시어 at 2006/10/05 09:48
아, 연휴 잘보내세요
Commented by 에타 at 2006/10/06 23:36
음;; 정말 전공지식이 뭍어나오는 포스팅인데요;; 푹 쉬세요 ㅋ 저도 쉬어야 감기가 떨어지는데;
Commented by 빙♡ at 2006/10/07 15:26
네모스카이시어// 즐거운 추석 보내셨나요?^^ 혓바늘 맞아요; 근데 씹은 자리엔 피가@_@;; 피곤해서였는지 안나아서 고생했습니다 ;ㅁ;

루피카르츠// 에고 그러시군요;ㅠ.ㅠ 저도 가끔 나긴 했는데; 정말 아프잖아요; 이번엔 안나아서 너무 힘들었는데.; 7개라니;; 힘내세요@_@

덧말제이// 네 ;ㅁ; 집에 와서 실컷 자고 올라가네요^^ 제이님도 추석에 좀 쉬셨는지 모르겠네요-

에타// 앗; 소뇌 때문인가요+ㅁ+ 사실 혓바늘에 대한 소고였습니다(...) 추석 잘 쉬셨나요^^
Commented by 첼로♡ at 2006/10/30 20:34
역시 시험 스트레스는....ㅋ 리폿 스트레스가 하는 일도 있어요. 5시간째 한 줄도 안쓰고 딴짓하게 만드는 거...orz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




by 빙♡


카테고리
전체
 뭉 쳐 둔 생 각 들
의 학 과 상 식 ☆
 병 원 실 습 얘 기
소 소 한 일 상 들
 클 래 식 기 타 ♬
여 행 늘 어 놓 기
 나 만 의 맛 집 들
리 뷰 긁 적 긁 적
 저 장 하 는 창 고
미분류

이전블로그
2014년 06월
2009년 05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7년 07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1월

이글루 파인더


최근 등록된 덧글
미녀딜러구경하기 집에..
by 미녀딜러구경하기 at 08/06
미녀딜러구경하기 집에..
by 미녀딜러구경하기 at 07/12
잘보고갑니다.
by 안녕하세여 at 12/05
우와..
by 맹수리 at 02/24
아주 잘 들었습니다.....
by 성준일 at 03/01
정말 잘 정리를 해 놓으..
by 오호라 at 09/09
저... 지금 중1이 된 한..
by canon at 11/11
실례지만 베네주엘라 왈츠..
by 최동순 at 10/13

최근 등록된 트랙백
Mac에서의 마우스 감도..
by Aimellow's Life Story
Firefox 필수 확장 20 개 ..
by 16. garbage
연필 잡기.
by 夢のァリカ
n[firefox] 유용한 확..
by 16. garbage
늘보라, 오늘의 주제: 맛..
by 즐거운 우리들의 공간:: ..
늘보라, 오늘의 주제: 맛..
by 즐거운 우리들의 공간:: ..

포토로그

기억의 저편 :: 사진첩
올블로그 TOP 100 블로거 (2006년 결산)


Firefox 2

rss

skin by Ho요요